(장단스토리텔링) 끼리끼리동물원
끼리끼리 동물원
노병갑 글, 김미은 그림
이 이야긴 진짜 비밀이니까, 다른 사람한테 말하지 마.
끼리끼리 동물원 가봤어?
그 동물원, 정말 이상하고 요상해.
코끼리들이 밤이 되면 우리 밖으로 나와서 논대. 진짜야. 어떻게 우리 밖으로 나오냐고? 모르지.
그러니까 이상하고 요상하다는 거지.
동물원 가운데에 분수대가 있잖아.
아침이면 분수대 물이 싹 말라있는 거야. 밤에 그득그득 물을 채워놔도. 귀신이 곡할 노릇이지.
그래서 동물원 관리사들이 밤을 새워서 분수대를 지키기로 했어.
바위 뒤에, 나무 뒤에 숨어서 숨소리도 내지 않고 지켜보는데,
달빛에 찰랑찰랑이는 분수대 물은 줄지를 않았어.
새벽이 되도록.
슬슬 졸음이 밀려와서 관리사들이 깜빡 졸고 있었지.
그때 어디선가 코끼리 소리가 들리는 거야.
번쩍 눈을 떠보니, 세상에나! 코끼리들이 모두 나와서 분수대에서 놀고 있는 거야.
마치 춤을 추듯이 엉덩이를 우쭐우쭐거리고 발걸음을 쿵쿵 맞추고 분수대 물을 푸우푸우 뿜으며.
그뿐만 아니야.
코끼리들이 노래도 불러.
“끼-리 끼-리 엉덩짝 끼-리!
끼-리 코끼리 엉덩짝 끼-리!
코끼리 코끼리 엉덩짝 끼-리!
코끼리 끼리끼리 우리들 끼-리!”
코끼리가 어떻게 말을 하냐고? 그러니까 진짜 이상하다는 거지.
관리사들이 깜짝 놀랐지.
“코끼리 잡아라!”
관리사들이 잡으러 가니까 코끼리들이 우리로 도망가는 거야.
근데 희한한 건 코끼리들이 계속 엉덩이를 우쭐우쭐거리고, 발걸음을
쿵쿵 맞춰 가는 거야.
내 생각인데……, 아마 그게 주문인 거 같아.
우리 밖으로 나오는.
도망가던 코끼리들이 쇠창살을 쑤욱 통과해서 우리 안으로
들어가더니 자는 척해.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지.
끼리끼리동물원에서는 그날부터 밤이면 밤마다
코끼리와 관리사들이 숨바꼭질을 한다는 거야.
진짜 이상하고 요상하지?
근데, 진짜, 진짜, 비밀이 뭔지 알아?
밤에 우리 밖으로 나오는 건 코끼리만이 아냐.
“끼-리 끼-리 엉덩짝 끼-리!
끼-리 코뿔소 엉덩짝 끼-리!
코뿔소 코뿔소 엉덩짝 끼-리!
코뿔소 끼리끼리 우리들 끼-리!”
“끼-리 끼-리 엉덩짝 끼-리!
끼-리 고릴라 엉덩짝 끼-리!
고릴라 고릴라 엉덩짝 끼-리!
고릴라 끼리끼리 우리들 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