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스토리텔링) 방귀마을 방귀잔치
방귀마을 방귀잔치
황경선 글, 김미은 그림
저 산 넘고, 저 언덕 지나면 방귀쟁이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 있어.
그 마을에는 하루종일 방귀소리가 끊이지 않지.
피식~! 뿌웅~! 뽀옹~! 뻐엉~!…….
그러니 냄새는 어떻겠어?
달디 단 단방귀, 구리구리 구린방귀, 시금털털 떫떨방귀, 꼬랑내 나는 썩은 방귀……,
이 냄새 저 냄새가 온 마을에 가득가득 한 거지.
“우리 마을로 쳐들어오던 도적떼들이 내 방구소리에 깜짝 놀라 죄다 도망가 버렸다고. 하늘이 무너진 줄 알고. 내 방구가 최고야!”
“그 도적떼들이 내 방구냄새에 죄다 기절해버렸잖아. 내 방구가 최고야!”
“기절한 도적떼들을 내 방구바람으로 한 방에 날려버렸지. 내 방구가 최고야!”
방귀쟁이들이 만날 자기 방귀가 최고라고 우겨댔지.
그래서 어느 날 방귀잔치를 열기로 했어. 누구 방귀가 최고인지 가리기로 한 거지.
방귀 꽤나 뀐다는 방방곡곡의 방귀쟁이들이 방귀마을로 모여들었지.
살살 살랑방구
찔찔 찔끔방구
콸콸 홍수방구
꽁꽁 얼음 방구
핑핑 화살 방구
뻥뻥 대포방구
피식피식 도둑 방구
뽕뽕 얌체 방구
꽝꽝 천둥 방구
아이고, 방구소리 요란하네!
윗마을에 최고 방구, 방귀쟁이 총각이 썩 나섰어.
돌절구를 향해 방귀 한 방을 뀌니까 돌절구가 하늘 위로 높이높이 올라갔어. 그러더니 쏜살같이 땅으로 떨어지네. 아이고, 큰일 났다!
이 때, 아랫마을에 최고 방구, 방귀쟁이 며느리가 썩 나섰어.
떨어지는 돌절구를 향해 사뿐히 방귀를 뀌니 다시 하늘로 높이높이 올라갔어. 그러더니 총각 방귀쟁이 머리 위로 냅다 떨어지는 거야! 떠꺼머리총각이 다시 방귀를 뀌었지.
돌절구가 하늘로 솟아올랐겠다!
주거니 받거니 사흘 밤낮을 돌절구가 제기 차듯이 왔다 갔다 했어.
“우리 아예 돌절구를 저 보름달로 날려 버립시다!”
“좋지요!”
두 방귀쟁이가 동시에 힘껏 방귀를 뀌었지.
돌절구가 하늘을 뚫고 올라 보름달에 콕 박혔지. 옳다구나 좋구나, 달나라 토끼들이 돌절구에 방아를 찧어대네.
지금도 보름달을 뚫어지게 보면 절구에 방아 찧는 토끼를 볼 수 있는데, 그 절구가 바로 방귀쟁이가 쏘아올린 절구거든.
이렇게 방귀자랑을 해대니 어떻게 되겠어?
앞문이 우다당탕!
뒷문이 꽈다당땅!
앞창이 와자장창!
뒷창이 자자장창!
앞담에 기와가 들-썩 들썩!-
뒷담에 기와가 풀-썩 풀썩!-
앞마루 기둥이 우지끈 지끈!-
뒷마루 기둥이 와지끈 지끈!-
우지끈지끈 우지끈지끈!
우지끈지지끈 우지끈지끈!
와지끈지끈 와지끈지끈!
와지끈지지끈 와지끈지끈!
동네가 쑥대밭이 되고 말았어.
이제 방귀쟁이들의 방귀대결이 끝났냐고?
글쎄다? 아직까지도 방귀자랑이 끝나지 않았다고 하던데…….
마른하늘에 천둥소리가 그 방귀소리래. 다리 밑에서 나는 구리한 냄새가 바로 그 방귀냄새고.